“금융환경 변화와 정책금융 발전방향”
Ⅰ. 인사 말씀
안녕하십니까
금융위원회 위원장 신제윤입니다.
먼저, 정부의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오늘 뜻깊은 행사를 마련해 주신 한국금융학회 김석진 회장님, 자본시장 연구원 김형태 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주제발표를 맡아주신 원승연 교수님(명지대)과 자본시장연구원 현석 박사님, 그리고 오늘 토론에 참석하여 진지한 고민을 함께 해주실 전성인 교수님(홍익대), 이건범 교수님(한신대), 장경덕 논설위원님(매일경제), 이동주 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정부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오늘 행사에 참석하여 주신 청중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문제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금융감독체계 개편,우리금융 민영화 문제와 함께, 우리 금융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나 오랜기간 첨예한 대립으로 해결이 지연되어 온 4대 과제 중 하나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새 정부 출범이후 관련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등과 함께 치열한 고민과 열띤 토론을 거쳐 4개 과제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여 6월 이후 차례대로 발표하였습니다.
4개 과제 모두 우리 금융산업의 미래 전략을 고민하고 장기 비전을 추진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들입니다.
특히,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과제는 4개 과제 중 가장 늦게 발표할 정도로 많은 시간 동안 고민하고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오랜 고민 끝에 도출된 결론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으며,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Ⅱ.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 주요내용
본격적인 주제발표와 토론에 앞서, 8월 27일 발표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의 추진 배경과 주요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금번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의 기본 원칙은 첫째,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통해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의 “시장 선도” 기능을 강화하고,
둘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기의 장기화 상황에 부응하여 “시장 안정” 기능을 보완․강화하며,
셋째, 우리 금융산업의 장기 성장과 발전을 위하여 “민간 금융기관과의 협업체계”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본 원칙 하에 ‘대내 부문’, ‘대외 부문’, ‘중소기업 지원’, 그리고 ‘선박․해양플랜트 지원 강화’의 4가지 분야로 나누어 정책금융기관의 기능을 분야별로 명확히 정비하고 각 기관별 핵심적인 업무에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 대내부문 : 산은-정금공 통합 >
먼저, 대내 정책금융 부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합하여 대내 정책금융 기능을 일원화하고, 창업․벤처기업 지원, SOC투자, 기업구조조정 역량 등 산은의 정책금융 전문성을 창조경제 구현에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산업은행 민영화 번복, 과거로의 회귀, 거대 산은 재탄생에 따른 시장마찰 심화 우려 등 여러 가지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면, 비판을 받아야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상당부분은 오해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대내외 경제금융 환경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대외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 재정위기 등이 이어지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양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고, 대내적으로도 저성장․저금리․저출산 등이 지속되어 새로운 성장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세계 각국은 G-20 등을 통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적 공조 노력을 지속해 오면서, 일자리 창출, 수출 확대, 고용창출 등 자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다시한번 우리가 느낀 교훈은 국가의 장기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경제․금융시스템의 안정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경제 불확실성 등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현명한 시장선도와 조정 기능”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90년대 후반 외환 위기 등을 겪으면서 금융감독제도, 거시경제 지표관리 및 외환관리체계 선진화 등을 통해 경제․금융 체질을 강화한 결과, 다른 국가에 비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책금융기관들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바 있습니다.
기업구조조정, 회사채시장 정상화 방안, 그리고 신용경색시의 중소기업 지원 등
어려운 경제상황하에서 금융시스템의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조정 작업은 민간 금융기관에만 맡기기에는 여전히 어려운 측면이 있으며, 정책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 산업은행이 민영화를 중단함에 따라 민간 금융기관과의 시장마찰이 확대되고, 금융산업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8월 27일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 발표시에도 밝혔듯이 산업은행의 시장마찰 소지가 있는 자회사들은 시장여건 등을 보아가며 매각을 진행하겠습니다.
소매금융 부문은 고객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축소하겠습니다.
그리고, ‘통합 산은’이 변화된 금융환경에 부응하고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및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토록 하겠습니다.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전제로 설립된 정책금융공사는 대부분의 기능이 중복되므로 산은과 통합하되, 벤처투자, 온렌딩 등 정책금융공사의 중요한 기능은 ‘통합 산은’의 독립 부서에서 수행토록 할 예정입니다.
< 대외부문 : 수출입은행 및 무역보험공사 기능재편 >
다음으로 대외 정책금융 부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특히, 우리 정책금융기관의 역량 강화가 절실히 필요한 부분으로 판단되어 심도있게 고민한 부문이며, 개도국 수출지원, 해외건설․플랜트 수주 지원 등 핵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였습니다.
해외건설․플랜트 시장은 글로벌 위기에 따른 일시적 부침이 있었으나 신흥국의 인프라 확충수요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는 유망한 분야입니다.
우리나라는 높은 조달 코스트 등 불리한 여건에도 그동안의 실적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나, 경쟁국이 재정자금, 외환보유액 등으로 ECA 등을 적극 지원하는 데 반해, 수출입은행 등 우리 정책금융기관의 경쟁력은 아직은 열악한 상황입니다.
* 각국 수은의 영업자금 중 재정지원 비중(%) : 한국(12), 일본(92), 미국(100)
특히, 유로존 위기로 유럽계 금융기관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중국 등은 ECA의 적극 지원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우리경제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건설․플랜트 수주 지원 등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수은과 무보의 기능을 핵심역량 위주로 재편해 나갈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수은의 단기여신과 무보의 단기수출보험 등 민간 금융기관이 영위가능한 업무를 과감히 축소함으로써 대규모 해외프로젝트에의 지원역량을 확대할 것입니다.
8.28일 발표한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 선진화 방안”에 따라 수은과 무보에 대한 출자․출연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 수은에 ’14년 약 5,100억원 등 ’17년까지 1.8조원 출자, 무보에 매년 1,200억원 등 ’17년까지 4,800억원 출연 예정 조직 통합 필요성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고민하였으나, 아직은 일본, 독일 등 다수 국가에서와 같이 대출과 보험, 2개의 ECA를 활용할 필요성이 높아, 통합에 따른 진통과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양 기관의 기능을 재편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 중기지원 부문 : 창업․벤처 지원 기능 강화 >
다음으로 중소기업 정책금융 부문입니다.
금번 정부의 화두인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의 핵심은 유망한 창업․벤처 중소기업 육성에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성장사다리펀드 조성, 코넥스시장 개설, 크라우드 펀딩 도입 등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최근 IMF 보고서*에서도 세계 각국이 고려중이거나 참고할 만한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신용확대 방안을 소개**하면서 구체적인 조치는 각국이 처한 경제․금융환경과 위험 요인 등을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13.10,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 chapter 2 (Assessing policies to revive credit markets)
** 중소기업 대출 확대 금융기관에 세제혜택 부여, 중소기업 지원 목적의 펀드 조성, 중소기업간 대출 활성화, 중소기업 회사채에 대한 정부보증 등
금번 역할 재정립 방안에서도 유망한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기조를 유지하기 위하여 기업은행, 신․기보 현행 체계를 유지하되, 투융자 복합지원 확대,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강화, 기술평가 활성화 등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적극 지원할 방침입니다.
< 선박․해양플랜트 지원 강화 >
마지막으로, 선박․해양플랜트 지원 강화 부문입니다.
우선, 수은․무보․산은 등의 선박금융 관련 조직과 인력 약 100명을 부산으로 이전하여 「(가칭) 해양금융 종합센터」로 통합할 계획입니다.
이는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 관련조직 전체와 함께 현 인력의 두배 이상의 인력이 이전하는 것입니다.
이전기관간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동 센터가 내실있게 운영되도록 할 예정이며, 조선 클러스트(부산, 울산, 거제) 지역내 발주자(선주)·제작자(조선소)·금융제공자(센터)간 긴밀한 업무협조를 통해 산업-금융간 시너지 창출 효과가 예상되어, 부산지역이 명실상부한 해양금융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편, 해운보증기금과 선박금융공사 설립 등과 관련하여서는 관련 전문가들이 통상마찰 가능성 등을 지속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관련 쟁점 등에 대해서 관계부처와 함께 시간을 두고 더 검토해 나갈 예정입니다.
Ⅲ. 맺음말
참석자 여러분!
금번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은 경제․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불필요한 업무는 과감히 줄여나가고 수요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새로이 요구되는 영역에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을 집중하는 것이 핵심내용이며, 정책금융기관들이 환경변화에 부합하는 “정책금융 다운” 역할을 수행토록 제 위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마련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은 수많은 당사자와 여러 기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문제이기에 쉽지 않은 과제이며, 모두가 만족하는 ‘완벽한 대책’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정책금융 TF 논의 과정에서 바람직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에 대해 TF위원들간 많은 논의가 있었고 특히, 구체적인 실현가능성(Feasiblity)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고민하였습니다.
금번 정부의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은 현 시점에서 여러 가지 고민 끝에 도출된 실현가능한 최적의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가 TF 논의를 바탕으로 마련된 정부의 개편안에 대해 그 의미와 중요성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다양한 논의를 통해 정부안이 보다 세심하게 가다듬어 질 수 있도록 건설적인 토론의 場이 되길 기대합니다.
뜻 깊은 토론을 마련하여 주신 한국금융학회와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