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신용정보법 공청회 축사 |
안녕하십니까? 금융위원회 위원장 최종구입니다.
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데이터 활용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 경제’(Data Economy)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금융분야는 데이터 활용을 통한 혁신성장의 혜택을 산업계 종사자 뿐 아니라 국민들께서도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금융분야에서 데이터 경제가 활성화될수록 기존의 ‘금융회사 위주’의 상품과 서비스는 ‘금융소비자’가 주도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나갈 것입니다. 구조가 복잡하고 내용이 어려운 금융상품의 특성상 금융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금융서비스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금융혁신이 가속화됨에 따라 획일적ㆍ평균적인 금융상품은 점차 사라지고, 개개인의 선호ㆍ위험성향, 신용상황 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제공될 것입니다.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에 따라 금융산업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생산적ㆍ포용적 금융’으로 바뀌어 나갈 것입니다. 기존의 금융데이터 위주의 신용평가로 인해 기존의 제도권 금융이 포용하지 못했던 청년층, 주부 등 금융이력이 부족했던 계층도 통신료 납부, 온라인 쇼핑, 디지털 행동패턴 등 다양한 비금융(非金融)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게 되면 ‘더 낮은 금리’로 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최근 유행하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하루하루 ‘목숨을 걸고 장사하는 소상공인’ 분들께도 데이터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드릴 것입니다.
금융회사, 정부ㆍ공공기관 등에 고여 있기만 한 카드결제ㆍ매출 데이터, 세금ㆍ사회보험료 등 생생한 데이터들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활용되면 소상공인ㆍ자영업자들께서도 대형 제조ㆍ유통회사들이나 가능했던 정밀한 상권 분석, 고객 타겟 마케팅 등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담보와 보증은 없지만 사업성이 있는 자영업자는 사업의 성장성, 경쟁력에 관한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금융권에서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게 될 것입니다.
한편, 금융분야에서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은 우리 경제의 당면한 문제인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신용정보법」개정안에 담겨 있는 마이데이터(MyData) 사업자, 비금융정보 전문 신용평가회사(Credit Bureau) 등 새로운 금융분야 데이터산업 Player의 출현은 창의적이며 전문성을 갖춘 우리 청ㆍ장년층에게 양질의 신규 일자리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금융산업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금융혁신과 경쟁이 촉진됨에 따라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 등 데이터 전문가에 대한 일자리 수요도 크게 확대될 것입니다.
이러한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미국ㆍEUㆍ중국ㆍ일본 등 거대경제권역은 이미 데이터 활용을 위한 법제도 정비를 마치고,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연합 일반개인정보보호법(EU GDPR)이 2016년에 제정되어 작년 5월에 전면 시행됨에 따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를 상대로 영업하는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은 EU GDPR에 맞추어 데이터 활용과 정보보호 체계를 정비해 나가고 있습니다.
日本도 2015년에 개정되어 2017년부터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ㆍ활용을 위한 법적 근거로서 ‘익명가공정보’의 개념을 도입하고 데이터활용과 정보보호를 균형있게 추구하기 위해 ‘개인정보 관리감독기구’의 위상을 강화하는 등 데이터 경제로 전환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23일 EU GDPR의 적정성평가를 마무리하여 EU-日本는 ‘세계 최대의 개인정보 안전지대’를 형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우리에게는 데이터 경제를 둘러싼 전 세계적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릅니다. 「신용정보법」을 비롯한 데이터 경제 3법의 개정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문제입니다. 특히, 전통적인 주력산업의 부진, 저출산 문제 등 구조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 경제와 금융의 미래를 위해,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에 적극 대응해 나가는 것은 우리에게 당면한 시대적 과제라 할 것입니다.
물론, 데이터 활용에 대한 기대감만큼이나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 빅데이터 혜택에서 개인들이 소외되는 것은 아닐지 염려하시는 분들도 많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데이터 활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당면한 급박한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 질문해 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무릇 새로운 기술은 막연한 두려움을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사회의 진보와 산업의 발전은 새로운 기술을 거부하기 보다는 이를 적극 활용하고 법과 제도로써 적절히 수용할 때 이루어져왔습니다. 데이터 활용도 마찬가지입니다. 데이터경제로의 전환이 피할 수 없는 전세계적 흐름이라면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기 보다는 안전하고도 효율적인 데이터 활용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오늘 개최되는 입법 공청회가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소비자 중심의 금융혁신을 앞당기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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