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6월 12일(월) 「주요 회계제도 보완방안」을 발표하였다. 이번 방안은 그간 회계개혁 평가·개선 추진단*에서 논의된 내용, 회계학회 공청회(2.10)에서 제기된 의견, 회계학회 연구용역 결과, 금융발전심의회 자본시장분과 회의(4.6)에서 있었던 논의를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마련되었다.
* 금융위, 금감원, 학계(2), 기업계(3), 회계업계(3) 등 10인으로 구성되어, 총 6차례 회의 개최(‘22.9~12월)
[추진 배경]
‘17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를 계기로 외부감사법이 전부개정(‘17.10월)되어 주기적 지정제 등 새로운 회계제도가 도입된 지 5년이 경과하였다. 지난 5년 동안 동 제도들에 대해 회계투명성을 제고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기업의 감사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했다는 부정적 시각이 상존하며 기업과 회계법인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회계투명성은 계량화가 용이하지 않지만, 5년 전 도입된 제도들로 인해 회계투명성이 제고되었다는 것이 시장과 학계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제도 도입비용 대비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제도개선을 요구해 왔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현 회계제도에 대한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검증해보고, 회계투명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5년 전 도입한 제도들이 시장에 잘 안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보완방안을 마련하였다.
[주요 내용]
➀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부담 완화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신뢰성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해 회계처리를 사전에 규정된 절차와 방법에 따르게 하는 내부통제시스템을 말하며 주로 전산시스템을 통해 구현된다. 상장회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구축과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은 기존 감사보수의 약 90% 수준으로 그간 많은 기업들이 급격한 회계 관련 비용증가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여 왔다. 한편, 회계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별도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경우, 회계투명성 제고효과(경영진의 회계상 이익조정 감소 등)가 자산 2조원 미만 상장회사에서는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년부터 시행 예정인 연결 내부회계관리제도는 기업규모와 이해관계자 수를 고려해 도입 시기 등을 조정하고, 중복 보고체계는 통합한다. 우선, 최근의 경영실적 악화 등을 고려하여 자산 2조원 미만 중소형 상장사에 대해서는 연결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시기를 5년 유예(‘24→’29년)한다. 다만,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자본시장과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도입 준비를 대부분 마친 점을 고려하여 계획대로 금년부터 도입하되, 예외적으로 연결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 유예를 신청한 기업에 한해 최대 2년간 유예를 허용한다.
또한, 연결 내부회계 감사의견 공시기업에 대해서는 별도 내부회계 감사의견 공시의무를 면제한다. 이에 따라 금년부터 연결 내부회계 외부감사가 시행되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부터 내부회계 감사범위가 연결기준으로 일원화되어 중복보고에 따른 비효율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중소 비상장 회사(자산 1~5천억)가 신규 상장하는 경우 내부회계 관리제도 외부감사를 3년간 유예한다. 이는 내부회계 외부감사에 따른 비용부담이 기술력과 잠재력이 있는 중소 비상장사의 상장유인을 제약한다는 지적과 일정 규모 이하 신규 상장기업에게는 각각 5년과 3년씩 내부회계 외부감사 의무를 면제하는 미국·일본 사례를 감안한 것이다.
➁ 상장회사 감사인 지정비율 적정화
감사인 지정제는 직권지정과 주기적 지정으로 구분된다. 직권지정은 회계부정 위험 등 지정사유(27개) 발생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정부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이다. 한편, 주기적 지정은 회계부정 위험과 관계없이 상장사와 소유ㆍ경영 미분리 대형 비상장회사가 6년간 감사인을 자유선임하면, 그 후 3년간은 정부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과거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었던 감사인의 낮은 독립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7년 외부감사법 전면개정시 직권지정사유를 대폭 확대(11→27개)하고, 주기적 지정제를 새롭게 도입(’20년~)하였다. 회계학회 연구에 따르면, 감사인 지정제 확대는 감사품질을 유의하게 향상시킨 것(감사시간 증가, 저가수주 축소 등)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상장회사 중 지정감사를 수감하는 기업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짐(50% 내외)에 따라 감사인 간 품질경쟁이 저해되고, 지정감사인의 과도한 감사보수 요구 등 권한남용행위 문제가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정비율이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감사인 지정제도를 보완한다. 우선, 회계부정과 관련성이 낮거나, 경미한 감사절차 위반에 따른 지정 사유는 폐지하거나, 과태료 등으로 대폭 전환한다. 특히, 회계부정위험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짐에도 전체 직권지정사유의 약 25%를 차지하는 재무기준 미달사유*는 법령개정을 통해 폐지할 계획이다.
* ➊3년연속 영업손실 또는 ➋3년연속 부(-)의 영업현금흐름 또는 ➌3년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
다만, 주기적 지정제(‘20년~)는 시행 후 3년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까지 정책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불충분한 점을 감안하여 당분간 유지하되, 정책효과 분석을 위한 데이터 확보 시점에 개선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하였다.
➂ 표준감사시간 적용 유연화
표준감사시간은 감사인이 감사투입시간을 결정하는데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일반적·평균적 감사시간(업종별)으로, 3년에 1번씩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를 통해 재조정한다. 그간 기업들은 표준감사시간이 법정 최소감사시간이 아님에도 일부 지정 감사인들이 개별회사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표준감사시간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과도한 감사보수를 요구한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 기업계(5명), 회계업계(5명), 회계정보이용자(4명), 금감원(1명) 등 총 15명(공인회계사회 내)
이에 표준감사시간이 기업과 감사인 간 감사계약 과정에서 분쟁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 성격과 합의과정을 내실화 한다. 우선, 공인회계사회 회칙 및 행동강령 등 관련 규정에서 표준감사시간이 강행규범으로 오인될 수 있는 관련 조항은 폐지하여 가이드라인로서의 성격을 명확히 한다.
또한,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15명)의 중립성 제고를 위해 그동안 공인회계사회장이 추천한 ‘회계정보이용자’ 위원 규모를 4명에서 2명으로 축소하고, 추천기관을 공인회계사회장에서 금감원으로 변경한다. 이는 공인회계사회장이 위촉한 위원(9명, 회계업계(5명)·정보이용자(4명))과 금감원 위원(1명)만으로 기업계(5명) 참석 없이도 회의 개최 및 결의가 가능하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이다. 아울러, 감사인이 충분한 설명 없이 과도한 감사예정시간을 책정하고 높은 감사보수를 요구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감사인이 감사시간 산출내역 등 세부사항에 대해 기업과 합의한 후 합의내용을 금감원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한다.
➃ 지정감사제 합리성 제고
이 밖에도 주기적 지정제가 당분간 존치되는 만큼, 지정감사에 따른 감사품질 제고효과는 유지하되, 지정감사인의 지위를 이용한 권한남용행위와 감사보수 증가에 따른 부담 등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우선, 거래소 내 중소기업회계지원센터를 지정감사인과 기업 간 중립적인 분쟁조정기구로 활용하여 감사인 권한남용행위 적발시 정부에 지정취소 및 관계자 징계를 건의하도록 한다. 또한, 재무기준 직권지정사유는 폐지 전까지 지정 여부 판단기준을 연결재무제표에서 별도재무제표로 변경하고, 동일한 사유로 지정감사가 계속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1년 ~ 3년의 최소 자유선임기간을 보장한다. 그리고 지정감사인의 산업 전문성과 감사품질 제고를 위하여 적격성이 떨어지는 감사팀을 구성한 회계법인에게는 다음 년도 지정시 지정 기업수를 차감하는 등 페널티를 부과할 계획이다.
[향후 계획]
금융위원회는 주요 회계제도 보완방안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하위 규정개정을 통해 추진 가능한 사항은 연내 마무리하고,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도 조속한 입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상세한 내용은 (별첨) 「회계제도 보완방안」 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