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시작하는 말씀
안녕하십니까?
금융위원장 김석동입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저축의 날 행사에 참석해주신 내외귀빈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오늘 참석해 주신 분 중에서는 저축을 실천하면서도 보다 불우한 이웃을 돕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국민훈장목련장을 받으시는 황순자씨는 홀로 아들을 키우시면서 많은 어려움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매월 30여만원씩 아프리카 어린이를 후원하는 등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고, 국민포장을 받으시는 김동희 병원장도 노인복지센터를 설립하는 등 지역사회의 어려운 소외계층 및 어린이를 위한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 저축의 날 행사에는 뜻 깊은 의미가 하나 더 있습니다.
최근 국새(5대 국새)가 새로 만들어 졌는데 이 국새가 처음으로 날인된 것이
황순자씨가 받으시는 훈장입니다.
황순자씨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저축의 날 행사에 새 국새가 처음 사용된 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Ⅱ. 저축의 경제적 역할
(1) 비합리적 소비의 국민경제 파급영향
내외 귀빈 여러분 저축은 세계변방의 가난한 우리나라가 세계 중심의 강국으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 중 하나로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저축 없는 과도한 소비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의 발전을 크게 저해할 수 있습니다.
그 예는 멀리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2007년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온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단적으로 요약한다면 ‘지나친 소비가 가져온 불행한 결과’라 할 것입니다.
’08.9월부터 ’09년까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는
너도 나도 구별 없이 빚으로 주택을 구입하여 그 금융 부담이 자신의 소득수준을 넘어서게 되어 집을 차압당하고 주택가격이 급락하면서 촉발된 것이며 최근의 유럽위기는 공공부문의 과소비가 누적되 정부가 더 이상 채무를 부담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민간의 신뢰를 잃어 발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2) 고령화에 대한 대비수단
또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우리 사회에서 저축은 ‘100세 인생’의 우리에게 꼭 필요합니다.
직장에 있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은퇴 후 노년의 우리에게 주어질 수 있음을 감안할 때 나와 우리 가족이 은퇴 후 풍요로운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미리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며, 그 방법 중 하나가 꾸준한 저축일 것입니다.
(3) 기업․가계에 대한 자금중개의 원천
그리고 여러분의 저축을 통해 국내 작은 중소기업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회사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저축은 자금중개를 통해 우리경제의 생산성 있는 부문으로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국민경제의 성장력을 높이며 생활자금과 창업자금의 공급을 통해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을 우리사회의 주춧돌로 자리 잡게 하고 기성세대들도 다시 한번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는 중요한 기회의 원천입니다.
Ⅲ. 저축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역할
(1) 가계부채 관리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률은
OECD국가 중 하위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 한국의 가계저축률(비영리단체 포함)은 10년 기준 2.8%(비영리단체 제외시 3.9%)로 OECD 평균(7.1%)보다 크게 낮음, 01년부터 OECD 평균 하회 * 가계저축률(비영리단체 제외, %) : (98)21.6, (04)8.4, (08)2.6, (09)4.1, (10)3.9 |
여기에는 고령화로 인한 노년 인구 증가, 4대 보험 등 사회 부담금의 증가1)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특히 중요한 원인은 가계부채의 증가2)입니다.
1) 순사회부담금/가계소득 : (97)2.7% → (09)4.5% 2) 04~10년 중 연평균 가계부채(자금순환 기준) 증가율은 8.8%, 동 기간 중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3.2%)를 크게 상회 |
늘어난 가계부채로 인한 이자부담*은
가계의 저축률을 낮추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 이자 지급액/가계 소득(%) : (04)2.8% → (10)6.2% |
일각에서는 현재의 가계부채 수준을 자칫 국민경제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의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한다면 큰 문제없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며 이를 위해 정부도 전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2) 공공부채의 관리
민간부문에서의 부채관리와 함께 공공부분에서도 과소비가 있지 않도록 꼭 필요한 부문의 예산은 확대하되 필요성이 축소된 부문은 과감히 예산을 축소하는 등 균형재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3)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
이와 더불어 가계의 저축률을 높이고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민간 연금상품의 확대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을 적극 유도하고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헤지펀드 도입 등 자본시장의 혁신적 발전을 도모하겠습니다.
(4) 금융회사의 저축 유도
마지막으로 금융회사의 저축도 확대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기업의 저축은 내부유보를 말하는데 최근 유럽 경제가 어렵고 이로 인해 글로벌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은행 등 금융회사가 사내 유보를 확대하여 사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Ⅳ. 금융회사에 대한 당부
마지막으로 참석하신 금융회사 분들께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금융의 바람직한 역할 정립과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쥬(Noblesse Oblige)'와 같이 금융권의 '리셰스 오블리쥬(Richess Oblige)'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금융회사들은 첫째, 다른 어떤 부문보다 ‘경영의 투명성’을 확실히 담보해야 할 것이고 둘째, 기업과 가계에 대한 자금중개와 소비자보호라는 금융 본연의 업무에 소홀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사회적 약자 및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Ⅴ. 맺음말
내외귀빈 여러분 아이스하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웨인 그레츠키(Wayne Gretzky)는 ‘겨누지 않고 쏘면 100% 빗나간다'* 라며 목표와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You miss 100% of the shots you don't take”
저축과 소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축과 소비가 그 목표와 계획 下에 합리적일 때 개인과 국가경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오늘 참석해 주신 포상자 여러분들이야 말로 그 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일 후면 입동(立冬, 11.8일)인데, 겨울의 초입에서 올 한해 마무리 잘 하시어
풍성한 성과를 얻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오늘 이렇게 여러분들을 모시고 축사를 할 수 있었던 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