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인사 말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융위원회 위원장 신제윤입니다.
먼저 토론의 장을 마련해 주신 금융연구원 윤창현 원장님과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상호금융기관들은 공동유대와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금융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농·어민과 서민층에 대한 자금공급에 큰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 세계적으로 금융포용(Financial Inclusio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서민금융 공급기능을 담당하는 상호금융기관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 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오늘 각계의 전문가를 모시고 우리나라 상호금융의 발전방안을 모색하게 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Ⅱ. 상호금융 현황과 과제
상호금융은 일반 금융회사와 달리 전통적으로 “풀뿌리 금융”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즉, 서울이나 수도권에 본점을 두고 영업을 하는 대다수 금융회사와는 달리 지역에 그 뿌리를 두고 성장하여 왔으며, 2012년말 현재 상호금융*의 총 자산은 약 460조원, 조합수는 약 3,800개, 조합원은 1,800여만명으로서 우리 금융산업의 실핏줄 역할 이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신협 55.3조원, 새마을금고 104.8조원, 농협 단위조합 272.8조원, 수협 19.2조원, 산림조합 5.0조원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수익성, 건전성 등 재무현황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 (당기순이익, 조원) (‘10) 2.77 → (’11) 2.55 → (‘12) 2.00
* (연체율, %) (‘10) 3.64 → (’11) 3.40 → (‘12) 3.74
이러한 성과는 여기 모이신 상호금융 임직원 및 조합원들께서 “자립, 자주, 자치”라는 협동조합 정신에 기반하여, 열심히 노력해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리스크 요인>
다만, 최근 상호금융 업권은 비과세혜택 확대 등의 영향으로
* 1인당 3천만원까지 이자소득세(14%) 면제
외형적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나 상호금융 본래의 설립취지에 맞지 않는
큰 옷을 입고 있다는 우려도 일부 제기되고 있습니다.
* 상호금융 총 수신 : (‘08말) 253조 → (’12말) 384조 (+52%)
① 불어난 예수금을 운용하는데 치중하면서,담보 및 신용도가 부족한 서민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역할을 벗어나고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대규모 예수금을 운용할만한적정한 투자처를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최근 담보대출과 유가증권 투자규모가 증가하면서 향후 부실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주택담보대출, 조원) (‘10) 73.7 → (’11) 82.6 → (‘12) 84.9
* (유가증권 투자, 조원) (‘08) 20.7 → (’12.9월) 25.5
② 은행 등 여타 금융기관들이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서공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자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상호금융의 입지를 다소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③ 아울러 상호금융업권에는 다수의 조합이 있다보니 임직원 횡령 등 금융사고에 취약한 것이 현실이므로금융보안이나 개인정보보호 문제에도 더욱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동안 건전성 강화 노력>
이러한 우려와 걱정이 있는 만큼, 정부는 상호금융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2011년에는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의 일환으로 상호금융조합 자산의 건전성 분류와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2015년까지 은행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작년에는 예대율 규제 도입(80%), 고위험대출 규제 방안 마련*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 보완대책’도 시행한 바 있습니다.
* 3억원 이상 일시상환대출, 5건 이상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해 대손충당금 20% 추가 적립 금년 2월에는 수신 급증, 고위험 자산운용 등으로잠재적 리스크가 높은 조합에 대한현장검사와 감독 및 지도를 강화하는「상시감시시스템(Early Warning System)」도 도입하였습니다.
조합이 3천7백여개나 되다 보니 현실적으로 검사․감독상의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상호금융 중앙회의 개별 조합에 대한 감독기능도 강화하고자 합니다.
상호금융 관계기관간 정책공조를 강화하고, 형평성 있는 규제를 위한 ‘상호금융정책협의회’도 올해부터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감독강화 조치들로 인해 해당조합 입장에서는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상호금융의 건전한 경영을 도모하고국민의 신뢰를 제고하는 데에 필요한 조치라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Ⅲ. 상호금융 발전 방향
여러분!
상호금융업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몇 가지 당부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건전 경영”에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간 자산규모가 크게 성장한 만큼 상호금융조합의 건전성이나 자산운용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이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께서는상호금융을 이만큼 키워온 데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앞으로는 책임감도 더 많이 느끼셔야 할 것입니다.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기능을 탄탄히하고, 외부감사도 더욱 확대해 나감으로써 경영투명성과 신뢰도를 제고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협동조합의 첫 번째 원칙인 “자립(自立)”은 ‘건전성’이라는 튼튼한 주춧돌 위에서만 지켜나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서민금융 공급”이라는 상호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상호금융은 농어민 등 금융소외 계층에게 금융서비스를 적절히 공급하고이들의 자립을 지원할 수 있을 때 그 존재 의의가 한층 빛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표준화․정형화된 대출심사 보다는 개인이나 사업자에 대한 정성적 정보를 십분 활용하는 관계형 대출을 보다 발전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협동조합의 또 하나의 원칙인 “자주(自主)”,즉 상부상조를 통해 조합원 스스로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다는 원칙에도 부합합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조합원들과 서민들이 종전보다 어려운 생활여건에 놓여 있음을 감안하여, 서민층 금융애로 해소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자치(自治)”의 정신에 입각하여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조합의 규모가 커지고 비조합원과의 거래도 확대되면서 조합원의 주인의식이 다소 희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합원간의 친밀성과 상호 신뢰야 말로 상호금융의 최대 강점이자
차별화된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지역이나 직장, 전문직업을 중심으로 상호금융만이 할 수 있는 독자적인 관계금융 영역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상호금융의 롤모델로 거론되는 스페인의 까하 라보랄(Caja Laboral, 노동금고)은 회원조합의 창업단계에서부터 독점 자금지원 계약을 맺고 사업 타당성 검토에서부터 수시 경영 컨설팅과 회원조합간 협업 중개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회원조합의 성장을 돕는 독특한 관계금융 모형을 만들어 냈습니다.
Ⅳ. 맺음 말씀
내빈 여러분, 최근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 상호금융과 같은 협동조합 모델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협동조합 모델에 주목하고, "협동조합은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일깨워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 "Cooperatives are a reminder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hat it is possible to pursue both economic viability and social responsibility"
오늘 토론회가 우리나라 상호금융의 비전과 이정표를 새롭게 형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금일 논의된 이야기들은 향후 정책에도 적극 반영하도록 할 예정이니,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