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인사 말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융위원회 위원장 신제윤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개원 16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먼저 이런 뜻 깊은 자리에 초청해 주신 자본시장연구원 김형태 원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그 동안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자본시장 선진화의 기틀을 잡아 가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또한 끊임없는 연구와 다채로운 컨퍼런스 등을 통해 다양한 견해를 융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자본시장 지식정보 허브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해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점에 서 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상황이 변하는 거친 바다에서 격랑을 뚫고 성공적인 항해를 하기 위해서는 조류와 바람의 변화를 남들보다 한발 앞서 알아낼 수 있는 노련한 항해사가 꼭 필요합니다.
저는 자본시장연구원이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일등 항해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주리라 확신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 컨퍼런스도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봅니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이에 대응한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Ⅱ.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현실
최근 주식거래량 감소 등으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의 수익성과 활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거래량의 감소는 수익의 상당부분을 위탁매매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금융투자산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상당한 위협요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몇 차례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적 성향이 높아짐에 따라 거래량의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산운용 측면에서는 저성장․고령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등 투자자들의 금융수요가 훨씬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가 국내 시장에 안주하는 사이 글로벌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 등 고부가가치 금융 영역에서 해외 대형 IB와의 경쟁력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이제 우리나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이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Ⅲ. 자본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
내빈 여러분!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기를 능동적으로 활용한다면 우리는 위기를 넘어 자본시장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도약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회피한다면 우리 자본시장은 성장의 동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춘 선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저금리시대․고령사회로의 진입에 대응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고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자산소득에 의존해야 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자산운용 수요가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저금리 예금상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상품의 역할이 부각될 것입니다.
이에 대응하여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다양한 연금형 상품을 개발하고 중위험․중수익 자산운용 모델을 제시하는 등의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자산운용은 무엇보다 신뢰에 기반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운용방식과 보수체계 등을 통해 투자자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정부는 보다 풍요롭고 안락한 100세 시대를 위하여 자본시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연금자산의 자본시장 투자를 확대하는 등 필요한 제도개선을 꾸준히 추진할 것입니다.
둘째, “창조경제”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업금융의 패러다임에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창의성과 성장잠재력을 가진 중소․벤처기업들을 발굴하여 키워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과거와 같이 담보와 보증을 통해 리스크를 회피하는 형태의 금융만으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기업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시도는 항상 높은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진취적 자본”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본시장은 진취적 자본들의 활동무대인 동시에 이들이 생겨나고 성장해 나가는 토양입니다.
금융투자업계는 변화하는 기업환경 속에서 자본시장이 기업자금조달 지원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아울러 기업에 대한 분석능력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체계를 선진화하는 등
기업금융업무의 전문성을 제고하는데도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정부도 투자은행 육성, 코넥스 시장 개설, 크라우드 펀딩 도입 등 자본시장이 기업자금조달의 중요한 원천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계속할 것입니다.
셋째, 전문화․특화 등을 통해 수익원의 다변화를 도모하는 변화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한 증권산업이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획일적인 수익구조는 우리 증권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많이 있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실정입니다.
이제 전문화된 자산운용이나 기업금융, 적극적인 해외진출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투자수요를 창출하는데 초점을 맞출 때입니다.
정부도 자본시장의 플레이어들이 블루오션을 발굴하고 키워나가는데 장애가 되는 진입 및 영업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자본시장을 정직한 기업들과 건전한 투자자들을 위한 무대로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본시장을 지탱하고 발전시키는 힘은 결국 기업들과 투자자들로부터 나옵니다.
이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이익을 얻고 성장해 나갈 수 있어야 자본시장에도 미래가 있는 것입니다.
정부는 자본시장조사단을 발족하고 주가조작 범죄에 대한 fast-track 대응절차를 마련하는 등 자본시장에서의 불공정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회사를 비롯한 시장참여자 스스로도 자본시장의 질서와 규율을 바로 세워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Ⅲ. 맺음 말씀
내빈 여러분!
저는 자본시장의 발전 없이는 금융산업이 결코 발전할 수 없다는 신념과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은 항상 빠르게 변화하고,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산업의 혁신적인 변화는 항상 자본시장에서부터 시작되어 왔고, 자본시장이 활력을 잃으면 금융산업은 발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게 됩니다.
저는 우리 경제에서 금융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을 향후 10년내에 1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 그리고 금융투자산업이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함은 자명한 일입니다.
오늘 컨퍼런스가우리 자본시장이 변화의 파고를 넘어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다시한번 우리나라 최고의 싱크탱크로 자리잡은 자본시장연구원의 개원 16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