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인사말씀 |
안녕하십니까. 금융위원장 고승범입니다. 반갑습니다.
1달 전(8.31일) 취임한 이후
긴급한 금융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러 금융기관과 전문가들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오늘처럼 하나의 업권을 대상으로
논의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간담회를 하는 것은
자본시장 부문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제가 평소에 금융과 자본시장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과 생각을 공유하고,
현장 전문가이신 여러분들과 함께
우리 자본시장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정책방향과 추진과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처음 인사를 나누는
상견례를 겸한 자리이긴 하지만,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솔직하고 의미있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님과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Ⅱ. 최근 자본시장 동향 |
① 양적 성장 |
최근 우리 자본시장은 주요 지표들이
연이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유례없는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상장주식 시가총액이 빠르게 증가하며
‘21.9.29일 현재 2,658조원을 기록,
GDP(’20말 기준 1,933조원)의 1.3배 수준에 도달하였습니다.
개인투자자 수도 1,0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는 등
투자자 저변도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한해 많은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들의
당기순이익이 역대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② 주요 환경변화 |
하지만 이러한 양적 확대 속에서,
우리가 긴장해야 할 몇 가지 변화의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우리 기업이 국내가 아닌 해외증시를 선택한 사례가 등장하고,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도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은 간접투자 대신 직접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각종 가상자산, NFT 등 새로 등장한 자산군이
금융투자상품의 경쟁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기업과 투자자, 투자대상 등 자본시장의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것입니다.
Ⅲ. 대응방향 |
급격한 외형적인 성장과 동시에 자본시장의
구조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중심을 잡고 ‘기본에 보다 충실’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① 국민 재산형성에 기여 |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을 제공하여
국민 재산형성에 기여하는 것이
자본시장의 본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자산의 분산을 유도하고
고령화 등 사회경제 구조변화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투자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해야 할 것입니다.
② 실물경제 지원기능 강화 |
자본시장은 구조적으로 기업성장 없이는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매력적인 투자상품이 다양하게 등장하기 위해서는
유망기업 발굴 및 지원기능이 잘 작동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그간 정부는 기업금융 활성화,
기술기업 상장특례 확대 방안등을 마련해 왔으며,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크라우드펀딩 제도개선,
증권 공모규제 개편 등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의 체질변화가 요구되는 만큼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 어려운 과제들이지만,
당국과 업계가 호흡을 맞춰 계속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③ 금융안정 노력 |
자본시장의 발전과 실물경제 지원 기능은
금융안정이 뒷받침되어야만 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최근 있었던 DLF, 사모펀드 사태는
오랫동안 힘들여 쌓아온 투자자의 신뢰를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더욱이, 최근 판매채널의 다양화, 상품의 복잡성 증가 등으로
투자자 보호문제는 더욱 중요하고,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판매절차를 강화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고객을 대하는 마음과 태도의 문제라는 점을 잘 아실 것입니다.
또한, 언뜻 보기에 양호한 지표들 속
숨겨진 시장 리스크가 없는지 늘 경계해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쏠림현상’과 ‘과도한 레버리지’는
늘 금융안정에 문제를 일으켜 왔으며,
금융과 실물경제 간 균형을 깨뜨리고
자산시장이 부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모든 위기는 예고없이 찾아오는 습성이 있으나,
작은 이상징조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미리 대응하는 것이 여러분과 저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주가조작, 불법 주식 리딩방,
각종 무인가영업 등 자본시장 안정과 질서를 어지럽히는
불건전 행위들에 대해서도, 강력한 대응의지를 가지고
가능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여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Ⅳ. 마무리 말씀 |
제가 생각하는 자본시장의 역할과 책임,
나갈 방향과 경계할 점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만,
제가 언급한 사항 이외에도
공매도 이슈, MSCI 지수 편입,
IPO 및 상장 관련 제도 선진화, 퇴직연금 활성화,
신탁업 제도 개편, ESG 확산 등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다양한 요청들이
각계로부터 제기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자본시장에서 개인들의 참여가 확대됨에 따라
기존의 자본시장 관련 제도와 관행에 대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들에 대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정부가 해야 할 일, 업계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
긴 호흡을 갖고 이해관계를 조율해 가면서 해야할 일을
나누어 차근차근 접근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시장참가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함께 해결방안을 논의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