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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 달의 소회 |
기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세 달이 넘었습니다.
때마침 연말을 맞아,
식사라도 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바랐는데
코로나19로 여의치 않아 아쉽습니다.
그 동안 행사 등 여러 자리에서
기자 여러분들을 만나뵙기는 했습니다만,
온라인에서라도 여러분 모두와 소통하는 자리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곧, 상황이 호전되어
다같이 만나 뵐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가계부채 관리노력 > |
지난 8월 초 금융위원장 후보로 내정된 후,
가장 시급히 대응해야 할 당면 과제는
가계부채의 연착륙이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가계부채가 급증하였습니다.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으나,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가속도는 분명 문제였습니다.
향후 외부충격 발생시,
우리경제가 침체의 악순환 고리에 빠져들
잠재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특단의 비상조치로
금융권 가계 대출 총량관리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이어 지난 4월에 발표했던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보강하는
제도개선방안도 10월말 마련하였습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가계부채 관리 노력 등에 힘입어,
8월부터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시장도 차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11월중 全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5.9조원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 되었습니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7월 15.3조원에서, 8월 8.6조원,
9월 7.8조원, 10월은 6.1조원,
그리고 11월은 5.9조원으로 꾸준히 축소되어 왔습니다.
가계대출 증가율도 지난 7월 10.0%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 하락하여 11월 중 7.7% 수준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급격한 증가 추세가 꺾인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 이릅니다.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과도한 부채 증가로 금융안정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금융위원회의 기본 책무입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와
과열된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과의
상호상승작용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가계부채 관리강화 과정은
당장은 인기가 없고 쉬운 길이 아님을 잘 알지만,
금융안정을 위해
과단성있게 추진해야만 했습니다.
일단은 급등추세의 전환을 견인하는 것이 불가피했으며,
추진과정에서 제기된
전세대출, 급격한 대출금리 상승 등의 문제에는
원칙을 지켜가며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긴장감을 가지고,
마련된 정책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 각종현안 대응노력 > |
이와 함께, 아직 진행중인 민생경제의 어려움에도
적극 대처하고자 했습니다.
지난 9월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 금융권과 함께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조치의 6개월 연장을 이끌었습니다.
정책금융기관들도
소상공인과 서민, 취약계층에 대한
충분한 자금지원을 약속하였습니다.
경제성장의 혁신적인 마중물 역할도 자임하였습니다.
전세계적인 화두인 가상자산도 복잡한 현안이었습니다.
8월 초 내정당시만 해도,
9.24일 가상자산사업자의 FIU 신고마감일에
한꺼번에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가
문을 닫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시장의 큰 혼란없이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 절차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저는 취임하면서, ‘가상자산’ 문제의 시급성을 언급하며
국제적 정합성과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현재 다수의 가상자산 법안이 발의되어 입법 논의중인 만큼,
이용자 보호에 우선을 두되,
블록체인, 가상자산 생태계도 균형있게 고려해 가며,
국제적 기준과 정합성 있는 규율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국회의 입법논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편, 코로나19는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고,
금융산업의 지형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고령화, 기후변화와 같은
새로운 리스크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에, 중장기적인 “금융발전”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왔습니다.
은행・보험・금투 그리고 여전업계와 간담회(9.30~11.17일)를 갖고,
업계의 애로・건의사항과 당국의 정책방향을 논의하였습니다.
디지털 전환과 수익모델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빅테크와의 공정한 경쟁 체계 마련 등
시급한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조만간 빅테크‧핀테크 업계와도 만남을 가질 예정입니다.
아울러, 금융산업 발전과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소비자・투자자 보호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다행히, 금융소비자보호법이 6개월 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지난 9.24일 사실상 시행되었습니다.
시의적절하게 ‘금융발전을 위한 안전벨트’를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금소법의 원활한 현장안착을 위해
현장 모니터링과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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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금융정책 기조 |
< 정책여건 점검 > |
지난 2년 간, 전례없는 팬데믹 극복을 위해
금융당국은 모든 정책역량을 총동원하였습니다.
우리 경제와 금융의 활력을 불지펴왔고,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당면한 2022년 정책여건은 녹록치 않습니다.
세계 경제는 최근의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급증한 유동성으로 인한 자산가격 불안정,
치솟는 각종 물가와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내 상황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방역정책 전환에 따른 확진자 수 급증으로 인한 경기흐름,
자산시장 불안정성 등은
우리경제 회복 경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을 수 밖에 없습니다.
금융불균형과 잠재부실은 관리하되,
코로나19의 여파는 계속해서 극복해 나가야합니다.
과도한 부채는 줄여 나가되,
서민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금융안정과 포용금융은
서로 모순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을
“적절한” 시기에 “균형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금융당국의 숙명적 과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 하에,
금융위원회는 당분간
다음 사항들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 금융불균형 완화노력 지속 > |
첫째,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흔들림없이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글로벌 주요국들 간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정부부채와 민간부채의 증가 속도입니다.
정부부채가 급증한 주요국들과 달리,
우리는 가계와 기업 부문의 부채가
더욱 빠르고,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내년도 가계부채 관리는
“총량관리”를 기반으로 하되
“체계적인 시스템관리”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차주단위DSR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시행되는 만큼,
안정적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내년 3월에는 2020.4월부터 2년간 유지되어 온
全금융권의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될 예정입니다.
이에 대비하여,
코로나19 이후 이들의 경영‧재무 상황을 미시분석하고,
맞춤형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만기연장‧상환유예 종료에 따른
급격한 상환부담 완화, 채무조정 등과 관련한
섬세한 연착륙 방안 마련에 이미 착수하였습니다.
금융권, 관계기관 및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해법을 찾아보겠습니다.
<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 > |
둘째,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은 서민들에게 더욱 힘겹습니다.
경제위기를 겪고 나면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특히, ‘부채관리’와 ‘정상화’가 추진되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소득층, 영세 자영업자와 같은 취약계층의
피해 경로와 지원 수요를 세심히 고려하여,
서민금융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습니다.
우선, 12월 연말을 맞이하여
서민‧취약계층의 자금상 어려움이 커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2022년에는 정책서민금융 공급목표를
10조원 규모로 확대하겠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정책서민금융 상품이
서민‧취약계층까지 실질적으로 잘 도달할 수 있도록,
내년도 금융권 가계부채 총량관리시,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충분한 한도와 인센티브를 부여하겠습니다.
인터넷은행 등을 적극 활용한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도 확대되도록
지속 유도해 나갈 계획입니다.
< 금융부문 건전성‧안정성 종합점검 > |
셋째, 금융정책이 정상화의 변곡점에 서있는 상황에서,
금융산업의 건전성‧안정성에 대한
종합 점검을 추진하겠습니다.
내년도 금융정책 정상화가 본격 추진되는 만큼,
현재화될 수 있는 각종 위험요소에 대해
우리 금융권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여력이 있는지
건전성‧유동성‧수익성 등의 측면을 살펴볼 계획입니다.
이를 토대로,
금융권이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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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
기자 여러분!
지나온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느꼈듯,
성공적인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책당국과 국민 간 적극적인 ‘소통’과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당국과 국민을 연결하는 매개자인
출입기자 여러분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때로는 친절한 선생님이,
때로는 날카로운 비평가가 되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금융위원회 출입기자 여러분들도
우리와 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한 해”를 지나고,
“남겨진 상흔 치유가 관건인 한 해”를 맞이하는 과정에
우리와 함께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 설명드린 정책기조를 담아
현재 준비중인 2022년도 업무계획을 가지고,
조만간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