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인사말씀 |
안녕하십니까?
금융위원장 고승범입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간담회에 참석해 주신
금융플랫폼 기업 대표님들과
금융회사, 그리고 유관기관 임원분들께
감사말씀 드립니다.
발제를 맡아주실
하나금융연구소 정중호 소장님과
서울대학교 정순섭 교수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최근 금융과 기술의 접점이 넓어지면서
금융은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신기술을 바탕으로 업권간 장벽을 넘어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종합 금융플랫폼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우리나라의 금융플랫폼 산업을 대표하시는 만큼,
새로운 금융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열린 마음으로 함께 고민하고
건설적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Ⅱ. “개인별 종합금융 서비스”로의 변화 |
최근 금융산업의 흐름은
플랫폼을 통한 종합 서비스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금융상품의 단순 판매에서
지급결제·자문·자산관리 등의 여러 금융서비스가
플랫폼을 통해 개인의 다양한 실생활과 연결되어
디지털 공간에서 제공되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검색, 상거래 등을 통해 확보한 고객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AI 등 신기술을 접목한 상거래 플랫폼이
금융업에 진출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금융지주회사 등 금융회사들도
소비자 선호 변화에 맞추어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해
금융서비스에 비금융 서비스를 결합하는
“원 앱(One-app)” 서비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급속한 디지털전환(DX)이
금융 트렌드로 신속히 자리잡아 가면서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종합 플랫폼화 과정에서 동일기능·동일규제 적용 문제,
소비자보호 및 데이터 독점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술진화에 따라 플랫폼을 통한 금융서비스 제공에 있어
현행 법령 내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제공 가능한지 등
기존 규제와 충돌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타 금융서비스와 같이 플랫폼을 통한 금융서비스 제공도
금융안정과 소비자보호, 공정경쟁 기반 위에서
추구되어야 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원칙하에,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방향은
어느 한 쪽을 제한하는 것 보다
더 넓고 보다 높아진 운동장에서
경쟁하고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Ⅲ. 디지털 혁신금융 발전방향 |
디지털 전환시대에 금융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❶ 소비자의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에 따라
❷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가공·분석하고
❸ 소비자보호 기반 위에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디지털 혁신금융 발전전략」도
이러한 핵심 경쟁요소가 잘 구현될 수 있는
금융환경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5대 핵심분야를 중심으로
세부 과제를 발굴하여 구체적 추진전략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부문별 추진전략 : 데이터 / 신기술 / 플랫폼 / 디지털 보안 및 자산 |
1) 먼저, 데이터 혁신 인프라를 구축하겠습니다.
형식적 정보보호보다는 실질적 보호라는 원칙하에
데이터가 보다 자유롭게 수집·활용될 수 있는
법‧제도적 인프라를 마련하겠습니다.
다양한 데이터 결합 수요에 대응하고,
의료, 통신 등 이종산업간 데이터 결합을 통해
혁신적인 융복합 금융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는
효율적이고 편리한 데이터 결합 환경을 마련하겠습니다.
초개인화된 맞춤형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혁신이 활발히 이어질 수 있도록
참여기관은 물론 상거래 등 정보제공 범위도 점차 확대하여
톡톡 튀는 참신한 금융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중소·소상공인은 물론 新산업분야 등의
기업 데이터를 보다 확충*하여
기업금융에서도 마이데이터 개념을 도입,
중소·소상공인 등의 금융접근성을 보다 높여나가겠습니다.
* (예시) 과거("past" 연체정보 등) - 현재("present" 매출·회계정보 등) - 미래("prospect" 성장성 등)을 포함한 적실성 있는 데이터 활용 체계 구축
데이터가 본인에게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Big Data에서 Deep Data* 시대로 변화를 선도하겠습니다.
* 양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질적으로 유의미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는 데이터
2) 금융부문에서 AI 등 신기술 활용도를 제고해 가겠습니다.
금융부문에서도 인공지능(AI)은 물론
바이오매트릭스, 메타버스 등 기저기술(deep-tech)을
금융권에 접목하기 위한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처리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의 핵심이 바로 AI입니다.
앞으로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AI 기술을 여하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정부는 업권별·금융서비스별 특성을 반영한
「AI 가이드라인 세부지침」을 마련하여
AI 기술 활용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다만, 개발단계에서부터 AI에 윤리의식을 입힘으로써
편향성 있는 AI 기술이 개발·활용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디지털 공간을 통한 접속이 늘어남에 따라
플랫폼에 보다 편하고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편리하고 다양한 인증·신원확인 기술을 도입*하되,
two factor 인증** 등 안전성도 함께 확보하겠습니다.
* (예시) 금융규제 샌드박스와 연계한 동태적 규제개선 등으로 추진
: 분산신원확인(DID),안면정보 인식 등
** 고위험 거래에 대해 이용자의 지식·소유·특성 중 2가지 이상의 요소를 입력하는 인증방식
한편, 메타버스를 이용하여
가상공간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소비하려는 수요에 맞추어
디지털 공간에서 금융서비스 제공이 확대될 수 있도록
규제와 합리적 소비자보호 원칙도 정비하도록 하겠습니다.
3) “My Platform”으로의 발전방안도 적극 모색하겠습니다.
플랫폼을 통한 금융서비스 수요에 맞추어
오픈뱅킹의 참여기관, 제공 서비스 등을 대폭 확대 개편*하여
오픈파이낸스(Open Finance)**로 전환해 나가겠습니다.
* (예시) 참여기관(보험사 등), 이용고객, 서비스(보험정보, 대출‧ISA 계좌정보 등)
** Open Finance : 은행의 계좌정보 및 결제기능(자금이체)의 개방에 초점을 둔 오픈뱅킹 개념을 여타업권‧상품 추가, 기능확대 등을 통해 포괄적으로 확장
또한, 마이데이터에서 더 나아가
개인화된 금융·생활서비스를 제공받는 나만의 공간 개념으로
“마이 플랫폼(My Platform)” 도입을 추진하여
하나의 앱에서 금융은 물론 생활 서비스를 함께 제공받을 수 있는
맞춤형 개인(My) 디지털 공간(Platform)을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은
동일기능·동일규제 및 소비자보호 원칙이 지켜지는 가운데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기존 금융회사들의 디지털 금융 전환은 물론,
생활형 금융서비스 제공 노력을 적극 지원해 나가기 위해
정보공유, 업무위수탁, 부수·겸영업무, 핀테크 기업과 제휴,
“Super One-app 전략” 등 이슈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다만, 네트워크 효과·Lock in 효과가 커짐에 따라
빅테크는 물론 금융회사의 대형 플랫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데이터 독점, 편향적 서비스 제공 등에 대해서는
영업행위 규제* 등을 통해 철저히 감독해 나가겠습니다.
* (예시) 현행 전금법 개정안에 금융플랫폼의 ‘손해전가’,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 ‘경영활동 관여’ 등 우월적 지위의 남용 금지 규정 반영
4) 이용자 보호를 위해 디지털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고,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정비하겠습니다.
디지털 확산에 따라 고객의 접점이 다양해지고,
플랫폼화, Open API를 통한 정보 공유가 증가함에 따라
사이버 보안,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어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쟁점이 되고 있는 현행 망분리 규제는
금융보안에 관한 대원칙을 유지하되,
R&D, 고객정보를 다루지 않는 서버 등
업무 성격, 개인정보 취급 여부 등을 고려하여
규제 합리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확대에 맞추어
전문기관 심사를 강화하고,
사후보고 등 보고절차는 단순화하겠습니다.
다만, 제3자 리스크(third party risk)를 줄일 수 있도록
책임관계 등을 보다 명확하게 정비해 나가겠습니다.
사이버 보안의 개념이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아키텍처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인증절차와 권한은 업무와 책임에 따라 적절히 부여하고
암호화, 실시간 보안 분석·탐지를 강화하는 한편,
* ‘아무것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전체 시스템에서 안전한 영역, 사용자가 없다고 보고 내부 자원에 접속하는 모든 것을 철저히 검증하는 사이버 보안 모델
신뢰성 있는 백업센터 구축 등을 통해
보안사고에 대응한 데이터 복원력(resilience)도 확보하여
지속가능한 데이터 경제시대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금융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여
위변조 방지 등 신뢰성을 높이고
절차와 비용 등을 절감하는 등
혁신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습니다.
최근 시장이 확대되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이용자 보호에 최우선 방점을 두어
제도화 논의에 참여해 나가겠습니다.
Ⅳ. 마무리 말씀 |
최근 Economist誌 등에 따르면
은행이 사라질 수 있다는 급진적인 예측부터
적어도 당분간은 기술기업과 은행의 공존이 지속될 것이라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금융과 기술기업 간의 공존 형태는 국가마다 다양하지만
정책대응의 양상에 따라
기술기업과 금융의 영역 간 경계와
금융업권의 재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혁신에 대한 대응은 너무 느리거나 빨라도 안 되고
규제 시점, 규제 수준 등을 세심하게 설계해 가며
기술발전과 함께 진화(co-evolution)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화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 마우로 F. 기옌 「2030 축의 전환」 저자(美 펜실베니아대 교수)
정부도 스스로 변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우리 금융의 미래가 될 디지털 금융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차질없이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