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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취임사
2022-07-11 조회수 : 2515

1. 인사말씀

 

최근 경제·금융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처하면서, 새롭게 출범한 정부의 국정철학을 바탕으로 금융정책의 기본방향을 설계하고 운영해야 하는 금융위원장직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습니다.

 

한편으로는, 여러 낯익은 얼굴들을 다시 보게 되어 반갑고, 금융정책 최고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일하는 여러분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에 든든하기도 합니다.

 

이 기회를 빌어서, 어려운 시기에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셨던 고승범 위원장님을 비롯한 여러 전임 위원장님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 상황 인식

 

코로나19 위기극복 과정에서 공급된 과잉 유동성 등 경제적 요인과 국제정치적 갈등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면서, 최근 예상치 못한 급속한 인플레이션이 진행중입니다.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금융긴축 및 경기둔화 우려로, 우리나라에서도 금리, 주가, 환율, 물가, 부동산 등 경제·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취약계층과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의 여력도 크지 않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 혁신과 글로벌 산업구조의 대변혁 과정에서, 우리경제와 금융산업이 높은 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금융위원장직에 취임을 앞두고, “현재 우리 국민들은 ‘금융’과 ‘금융위원회’에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3. 주요 정책과제 : 국민 기대와 금융위의 역할

 

첫 번째는, 무엇보다 “금융시장 안정”일 것입니다.

 

지금의 시장 불안은 국제정치상황 등 여러 요인이 복합되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언제쯤 안정화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위기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그에 따른 손실을 누가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사회적인 갈등도 증폭될 수 있어 우려됩니다.

 

금융위원회는 과거 수차례의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금융리스크 대응 TF」가 중심이 되어, 향후 상황 전개를 다각도로 예측해보고 활용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며 적시에 대응해 나감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겠습니다.

 

예상되는 상황에 따른 컨틴전시플랜(Contingency Plan) 및 정책 대안들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향후 필요시 새로운 정책들도 마련할 것입니다.

 

통화・재정정책 이외에 미시적 구조조정 등 다양한 정책의 효과적인 조합(Policy Mix)이 필요한 만큼, 관계부처, 금감원, 한은, 금융유관기관 등과 ‘원팀(One Team)’을 이루어 긴밀히 소통하며 공동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금감원과 함께 금융회사 건전성을 두텁게 관리하여, 위기 상황에서도 금융권이 흔들리지 않고 필요한 부문에 적재적소의 자금공급을 수행하는 안정판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하겠습니다.

 

국민들이 금융부문에 바라는 두 번째 바람은, 취약부문에 대한 “포용성”일 것입니다.

 

최근의 금리 상승, 자산가격 하락 및 고물가 추세는 민생경제, 특히 서민, 소상공인, 청년층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취약계층 지원은, 범정부차원에서 全부처와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해야만 하는 과제입니다. 금융당국도 취약계층이 어려운 고비를 잘 극복해 갈 수 있도록, 필요한 금융지원에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우선, 금융부문의 취약계층 지원 추경사업을 신속하게 시행하겠습니다.

 

고금리대환대출(8.5조원), 채무조정을 위한 새출발기금(30조원) 등을 통해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 서민, 청년 등의 주거와 생활안정 지원을 위한 안심전환대출(40조원), 서민금융공급(햇살론유스등) 확대 등도 속도감있게 시행하겠습니다.

 

아울러 「취약계층 금융애로 대응 TF」를 통해 현장 목소리를 세심하게 듣고, 어려운 분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방법을 계속 찾아 나가겠습니다. 효과가 미흡하거나 새로운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기존 정책을 보완하며 추가대책도 강구하겠습니다.

 

불법사금융, 보이스피싱 등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민생범죄에 대해서는, 수사당국 및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엄정 대응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금융산업의 혁신”에 대한 기대입니다.

 

전세계적인 디지털화와 산업간 융복합 확대 흐름에 대응한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원하는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금융영토를 해외로 넓히고 싶다는 포부도 듣고 있습니다.

 

AI, Big Data 등 최첨단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국민들이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산업,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존재감을 인정받는 그런 금융회사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우리 금융회사들의 혁신을 지연시키는 규제가 무엇인지, 해외 및 빅테크 등과 불합리한 규제차이는 없는지 살피겠습니다.

 

특히, 불필요하거나 차별받는 부분은, 금산분리, 전업주의 등 과거의 전통적 틀에 얽매여 구애받지 않고 과감히 개선하겠습니다.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사업모델과 금융서비스 혁신을 위해 필요한 규제개선을 건의하면, 각 분야 최고의 민간전문가와 업계로 구성된 TF를 통해 충분히 논의하고,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적극 허용하겠습니다.

 

부득이하게 수용이 어려운 건의사항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대안을 금융권과 함께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국민들의 관심도 높고 최근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는 가상자산과 빅테크 등에 대한 규율체계도 차분하게 정립해 나가겠습니다.


가상자산 관련 기술의 미래발전 잠재력을 항상 염두에 두고, 글로벌스탠다드를 바탕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논의하면서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가상자산 관련 생태계가 투자자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면서 건강하게 육성되어 나가도록 뒷받침을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실물부문 지속성장을 위한 금융권의 “안정적 뒷받침”에 대한 기대입니다.

 

현재 성장잠재력 저하에 직면한 우리 경제는, 민간의 과감한 투자 및 혁신성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특히, 최근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금융권 내 유동성이 안전자산에만 머물지 않고 혁신 분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합니다.

 

탄소중립과 경제안보 등에 필요한 미래핵심 분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기인한 고위험 분야에 대해, 정책금융이 시장보완자로서 충분히 자금을 공급하며 시중자금을 견인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아울러, 일반 투자자들이 우리 기업들에 안심하고 투자하여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자본시장 환경 조성에도 힘쓰겠습니다.



4. 업무추진 방식

 

앞으로 금융위원회 업무추진시, 업계, 학계, 다양한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그룹과 적극 소통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겠습니다.

 

급변하는 산업구조와 기술 그리고 복잡하게 얽힌 시장과 제도를 정부가 독자적으로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또한, 정책을 만들어도 시장참여자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 정책은 제대로 집행되기도 어렵습니다.

 

항상 저보다 뛰어난 전문가들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그분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이해관계자 등에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겠습니다.

 

추진가능한 정책들은 속도감 있게 수행하고, 당장 추진이 어려운 내용에 대해서는 왜 제도개선이 어려운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보완해 나갈 것인지를 설명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얻도록 하겠습니다.


 

5. 마무리 당부

 

마지막으로, 금융권에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금융당국은 우리 금융권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금융회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개선 등 여건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적극적인 의견제시와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둘째, 금융업계의 취약계층 지원 관련, 관치금융 등 논란이 많습니다. 저는 사회공동체의 일원인 취약계층의 어려움에 대한 우리 모두의 관심과 배려없이, 한국 경제와 금융산업이 과연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봅니다.

 

금융회사 경영진들은 수익을 창출하고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임무라고 생각하지만, 그 와중에 우리 경제 내 취약계층의 어려움에도 세심한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께도 미리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시대의 변화로 삶의 질에 대한 관심과 워라밸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앞서 말씀드린 금융당국이 직면한 과제들 중 쉬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앞으로 여러분들께 요구될 업무부담을 생각하면, 선배로서 미안함이 크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드는 금융정책이 향후 100년 우리 경제의 튼튼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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