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김정훈 정무위원회 위원장님,그리고 정무위원회 위원님 여러분!
금융위원회 위원장후보자로 지명받은신제윤입니다.
먼저 바쁘신 의정활동 가운데서도 이번 인사청문회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저는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서의 자질과 업무능력을 검증받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위원님들의 질의에 진솔하고 성실하게답변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위원님들께서 지도해 주시는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 우리 금융의 現주소 >
위원님 여러분!
우리 금융산업은 실물경제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지난 60년간 우리 경제가 눈부신 성과를 이루는 버팀목이 되어 왔습니다.
우리 금융시장도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고 평가되던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만큼 강해졌습니다.
그러나, 우리 금융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세계경제 회복세 지연과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북한 핵문제ㆍ엔화약세 등 크고 작은 리스크요인들도 산재해 있습니다.
갈수록 높아지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연계성은 조그만 대외불안도 즉각 우리 금융시장으로 파급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내적으로도 급속한 고령화 진행과 저성장 단계로의 진입 조짐, 금융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 확대 등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항상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만들어 왔습니다.
반세기만에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도약한 불가능의 역사를 만든 나라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금융도 당면한 도전을 이겨내고 머지않아 선진금융과 자웅을 겨루게 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 향후 추진할 금융정책 방향 >
존경하는 위원님 여러분!
저는 이러한 도전과 위협을 새로운 발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 “우리나라의 금융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끊임없이 자문하고 고민해 왔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앞으로의 금융정책방향에 대한 소견을 다음 네 가지로 압축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튼튼한 금융”을 확립하겠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경제위기와 싸워 오면서 크게 깨달은 점이 있다면 위기에 강한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이 튼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금융부문의 위기는 실물경제와 달리 위기 확산이 매우 빠르고 그 진폭도 큽니다.
금융시장은 탐욕의 본능이 두려움을 압도할 때 비이성적인 거품이 생기고, 허망한 거품의 실체가 드러나 공포에 휩싸이면 시장이 붕괴하고 위기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탐욕과 공포’의 악순환의 고리를 ‘포용과 절제’의 선순환 구조로 바꿔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높여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겠습니다.
가계부채 문제 등 잠재적인 금융불안 요인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를 한층 더 강화시키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엄정한 금융감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엄격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금융행정을 실행하여 국민적 신뢰와 정당성을 부여받고,이를 토대로 금융의 규율을 확립하겠습니다.
둘째, “미래를 창조하는 금융”입니다.
오늘날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은 생산․판매채널과 같은 하드웨어에서 지식과 기술로 대변되는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국가경쟁력 또한 지식과 기술을 창조하는 역량에 좌우될 것입니다.
금융의 역할도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양적인 지원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경제의 창조역량과 활력을 선도하는 질적인 지원으로 변모해 나가야 합니다.
창조활동은 높은 수준의 리스크가 수반되는 만큼, 효과적인 금융지원을 위해서는 정책금융과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정책금융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정책금융의 선도적․선별적 지원역할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종전의 양적․보편적 자금공급 역할보다는,新성장․新일자리 창출분야를 발굴하고 창조활동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흡수하여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에 중점을 두겠습니다.
자본시장을 통한 모험자본(risk capital) 공급도 활성화해 나가겠습니다.
코넥스시장 신설, 코스닥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창업·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함으로써 창조경제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정책금융과 자본시장의 역할 강화는중소기업과 조선․해운산업 등 경기민감업종에 내재된 경기순응성을 보완하는 데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금융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금융산업은 제조업 위주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高부가가치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新성장서비스 산업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금융은 경제발전의 조연 역할에 치중하느라 독자 산업으로서의 발전이 지연되어 온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금융이 산업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새롭고 독자적인 발전상을
적극 모색해 나가야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와 높은 IT기술, 금융위기 극복경험 등 금융발전에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금융인프라에 대한 개도국의 수요 확대 추세를 보면,미국․유럽 등 금융강국들이 지니지 못한 우리만의 경쟁력과 틈새시장이 분명히 있다고 자신합니다.
우리가 지닌 이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혁신과 창의성에 기반한 新상품과 新시장이 출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불합리한 규제, 칸막이식 규제를 혁파하고 자본시장 제도와 인프라를 혁신하여 경쟁을 촉진하겠습니다.
또한, 금융시장의 공정경쟁과 시장규율도 확립하겠습니다.
자본시장 조사강화, 과징금 도입 등을 통해 주가조작 같은 불공정거래 규제를 강화하여 ‘공정한 금융질서’를 정립해 나가겠습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투명성도 지속적으로 제고하겠습니다.
아울러, 한국의 금융발전모델을 기반으로 금융한류(韓流)의 초석을 다져놓겠습니다.
아시아 신흥국가들과의 금융협력을 강화하고, 금융시장 인프라, 금융위기 극복경험 등 우리의 강점을 전수하여, 우리 금융산업을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금융”을 구현하겠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시장원리’와 ‘양적 성장’을 중시해 온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과 재조명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금융부문에서도 약탈적 금융에 대한 반성과 함께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포용문제가 국제적인 아젠다로 부상하였습니다.
금융포용(Financial Inclusion)은 제가 의장을 맡았던 2010년 G20 재무차관회의에서도 핵심의제로 심도 있게 논의된 바 있습니다.
서민과 영세 소상공인 등 소외계층의 금융접근성을 제고하고,공급자 중심으로 짜여진 불합리한 금융제도와 관행을 고쳐나갈 때, 비로소 배려할 줄 아는, 더불어 함께하는”따뜻한 금융“이 정착될 것입니다.
특히,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서민금융이 일차적인 자활기회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채무부담 경감, 고금리 부담축소 등 ‘신용회복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소비자보호기구를 설립하고 금융소비자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정교한 시스템 구축에도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금융권의 사회적 약자 채용 확대, 지속가능한 사회공헌활동 체제 구축 등 금융권의 사회공헌활동을 독려하겠습니다.
금융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성의 제고는 대한민국 금융이 건전하고 투명한 발전을 이루어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무리 >
존경하는 김정훈 위원장님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외람되지만 저의 지난 공직생활을 잠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의 30여년 공직생활은 수많은 위기와의 끊임없는 싸움이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대통령실 금융행정관으로 재직하면서 대우그룹 구조조정, 현대그룹 유동성위기 등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에는 SK글로벌 분식회계와 가계부채 문제로 불거진 카드사태의 해결을 주도했습니다.
2008년에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차관보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금융시장의 최일선에서 부딪혔습니다.
이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저축은행 문제를, 기획재정부 제1차관으로서
유럽 재정위기를 연이어 대응해왔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달러를 빌리러 갔다가 외국계은행 지점장으로부터 문전박대 당했던 자괴감, 통화스왑이 성사되었던 순간의 안도감, 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자의 울부짖음에서 느꼈던 애통함, G20 의장국으로서의 자부심”,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존경하는 위원님 여러분!
일련의 위기를 겪으며 제가 얻은 교훈은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저의 간절한 바람은 “금융위기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금융위기는 작은 틈만 보이면 나타나는 다년생 잡초와 같다고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곳 뿐만 아니라 안 보이는 곳까지 살펴봐야 합니다.
저에게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국가에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의 간절한 바람인 “금융위기 없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저는 지난 30여 년 동안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사심 없이 국가발전을 위한 사명감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사청문회가 금융위원회 위원장 최초의 청문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대한민국 국회가 저에게 힘을 실어 주신다면, 공직자로서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금융강국의 초석을 다지겠습니다.
청문회를 준비해 주신 위원님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위원님들 질문에 솔직하고 성실하게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